좋은글

봄날

Johnangel 2023. 4. 18. 00:45

봄날 

꽃은 피었다가

왜 이다지 속절없이

지고 마는가

봄은 불현듯이 왔다가

왜 이다지 자취 없이

사라져 버리는가

내 사랑하는 것들도

언젠가는 모두 이렇게 다 떠나고

끝까지 내 곁에 남아

나를 호젓이 지키고 있는 것은

다만 빈 그림자 뿐이려니

 

그림자여

너는 무슨 인연 그리도 깊어

나를 놓지 못하는가

 

이 봄날엔

왜 그저 모든 것이

아쉬웁고 허전하고 쓸쓸한가

만나는 것마다

왜 마냥 서럽고 애틋한가

허무한 봄날에

내 곁을 맴도는 그림자는 ​​

또 다른 자아일지도

모르겠군요. 

- 이동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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