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야 죽을 자격을 얻었구나
옛날 함경도 어느 고을에 사또가 있었습니다.
하루는 자기 어머니를 때려 숨지게 한 천인공노할 불효자를 잡아 사또 앞에 굻어 앉혔습니다.
사또는 당장 목을 베라고 명을 내렸습니다. 이때 일자 무식쟁이 살인자가 당당하게 항변을 합니다.
"내 어머니를 내가 죽였는데 당신이 무슨 상관이냐? 나는 글도 모르고 아무 것도 모르는 사람이다.
당신들은 내 인생에 간섭할 자격이 없다. 내 인생은 내 것이니 내 맘대로 한다." 고하며 되레 큰 소리를 치며 대들었습니다.
기가 찬 사또는 자기가 지은 잘못이 얼마나 흉악무도한 죄인지도 모르는 저런 방자한 놈은 그냥 죽을 자격도 없는 놈이라고 생각하고 사형 집행을 중지시켰습니다.
그리고 그 날로 죄인을 사랑방에 들여앉혀 놓고, 인격 높은 훈장님을 한 분 모셔와 그에게 글을 가르치게 하였습니다.
죄인은 자기를 당장 죽이지 않음에 감사하여 열심히 글을 익히고 책을 읽었습니다.
천자문, 동문선습, 명심보감, 사서삼경 등을 점차적으로 배우면서 천륜과 인륜을 깨달았고, 사람의 도리를 알게 되었는데, 하루는 공부를 하다말고 느닷없이 사또 앞에 나아와 엎드려 통곡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사또나리, 저는 천하에 죽일 놈이오니 저의 목을 베소서."
사또는 이 말을 들은 후 "이제야 죽을 자격을 얻었구나."
비로소 불효자의 목을 베었다고 합니다.
이 이야기는 사람이 자신의 죄를 깨닫기가 얼마나 힘든가 하는 것을 보여주고 있는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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