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선교소식

가슴이 두근 두근 / 채종석선교사

Johnangel 2016. 4. 27. 20:44
일찍 초등학교에 들어가 교장샘을 만났다. 
 
가슴이 두근두근... 
 
근데... 내 마음과 기대와는 다른 대답이 나왔다. 
 
"유치원을 함께 하는 것을 교육부에서 허락하지 않네요. 불교국가에서 정부학교가 예수교와 연합하는 것은 안된다고 그러네요." 
 
섬에 도착해 들은 소식은  
 
그리 기분 좋은 소식은 아니었다. 
 
그렇다고 기분 나쁜 소식도 아니고. 
 
이거 기도대로 안되었다고  
 
주께 실망할 나도 아니고 
 
이거 계획대로 안되었다고  
 
교장샘한테 실망한 것도 아니다. 
 
또 길이 있겠지... 
 
잊지뭐. ㅋㅋ 
 
 
인사하고 바로 교회 성도집으로 들어갔다. 
 
69세의 할머니가 항상 웃는 모습으로 반긴다. 
 
늦은 나이에 예수님을 영접하고 
 
이번에 세례식에 참여하신다. 
 
주일에 세례자들을 위해 성경공부하는데 
 
너무 늦게 오셔서 직접 집으로 찾아가서 
 
보충성경공부를 한 것이다. 
 
글을 전혀 모르시는 분에게 나의 발음은 더 중요하다. 
 
용지에 글이 있어서 읽으면서 진행하면 되지만 
 
글을 읽을 수 없어서  
 
성령님의 간섭하심이 더 커야할 시간이었다. 
 
공부시간은 다지나고 또 다른 목적지로... 
 
 
차가 고장이 자주 일어나서  
 
오토바이를 타고 심방다니는데 
 
오늘은 요녀석도 퍼져버렸다. 
 
나의 가장 큰 장점은  
 
실망이 그렇게 자주 나오지 않는 것일 걸ㅋ ㅋ 
 
항상 오토바이를 맡긴 집의 아저씨가  
 
인근 중학교 샘이시다. 
 
아줌마가 전화하더니 바로 집으로 오셨다. 
 
타고 온 자기 오토바이를 나에게 주고 
 
내 오토바이를 놓고 가라하시네. 
 
"어서 가서 일 봐!" 
 
참 이런 착한 분이... 
 
지금쯤 고쳐서 타고 가셨겠지? 
 
 
스피드와 파워가 확실히 뛰어나네. 
 
느낌 좋은 요녀석을 타고 도착한 곳은  
 
섬 반대편에 있는 가정교회 지도자의 집이다. 
 
집에 없어서 전화했더니 바로 오셨다. 
 
건축현장에서 일하시면서 교회를 돌보시기에 
 
오늘도 여전히 땀에 젖은 모습으로 나타나셨다. 
 
한 달 동안 부인과 기도하는 내용을 털어 놓으셨다. 
 
"목사님만 아세요. 그리고 기도해 주세요." 
 
작은 교회를 짓고  
 
그 땅을 하나님께 드렸다고 선포한  
 
성도 한 분과의 마찰이 심한가보다. 
 
그 성도는 교회에 나오지 않고... 
 
이제 나도 그 지도자의 기도에 동참해야만 한다. 
 
헤어지면서 기도를 하고 
 
2주 후에 다시 만나기로 했다. 
 
(이건... 한국교회...모두의 기도제목이어야 한다.) 
 
가정교회들에게 있어 필요한 것은 
 
하나님 말씀이다. 
 
그래서 매주 목요일 밤마다  
 
우리교회 성도들과 이 가정교회 성도들이 
 
함께 모여 성경공부를 하기로 했다. 
 
난... 목요일 밤은 섬에서 홀로 자야할 것 같다. 
 
이것이 이들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다. 
 
언어의 달인이 되어야 할테지만 
 
겁낼 것도 없다. 
 
성령님께서 이들의 마음판에 새기실테니까. 
 
 
오토바이를 돌려주고 배를 기다리러 
 
항상 앉아서 바카스와 오리알을 먹는  
 
구멍가게에 앉았다. 
 
물건파는 아줌마가 거의 죽어가는 표정이다. 
 
오토바이 사고 때문에 온 몸이 멍들어 보인다. 
 
가지고 다니는 약과 파스등을 드리고 
 
기도한다고 했더니 눈을 감으셨다. 
 
기도가 끝나고 아줌마의 눈가에 눈물이... 
 
언젠가는 복음 앞에서 펑펑 우실 분이다. 
 
처녀 때 교회에 다니며 복음을 들었던 분이다. 
 
근데 시집가서 교회를 떠나고... 
 
이젠 매주일 비울 수 없는 가게 때문에  
 
예배하지 못한다고 날마다 고집 부리신다. 
 
근데 예수님이 생각나셨나보다. 
 
곧 그날이 올거라 기대하고 배를 탔다. 
 
바카스와 오리알 먹고 싶었는데 
 
준 약대신으로 꽁짜로 줄까봐 꼭 참았네. 
 
 
"예수 우리 왕이여~ 이곳에 오셔서~~~~" 
 
떠나는 배의 뒷편에 앉아 오늘도 찬양했다. 
 
섬을 보면서 
 
오늘 만난 사람들을 생각하면서 
 
하나님께 여러가지 묻고 기도했다. 
 
이때 주시는 눈물은 너무 행복한 눈물이다. 
 
이 젊은 나에게 세상 사람들을 품고 기도해 주면서 
 
이들을 위해 눈물도 흘릴 수 있는 삶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하는 눈물이니 
 
이 어찌 행복한 눈물이 아니라고 말할 수 있겠나. 
 
 
갑자기 지난 주에 만난  
 
은퇴하고 칠십이 넘어서 오신  
 
목사님의 메세지가 떠올랐다. 
 
"젊었을 때 나의 꿈을 보는 것 같네요." 
 
그분의 젊을 때의 꿈이 이런 것이었다면 
 
그분의 젊었을 때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나의 모습을 보고 알 것 같다. 
 
한번 뿐인 인생을 
 
주를 위해 사용하고 
 
사람들을 위해 사용하고. 
 
나의 삶이 아름답다는 생각을 주신  
 
그분의 문자 하나가 나를 행복하게 했다. 
 
 
그분은 그동안 삶도 부족해서 
 
선교지에서 나머지 인생 짜투리를  
 
주께 드리겠다고 오셨다고 그랬는데... 
 
주님을 위해 드리고 
 
사람들을 위해 드리는 삶은 
 
짜투리라도 아름답다. 
 
지금... 
 
내 젊은 시기는 몸통인 시기인가보다. 
 
아름다운 인생이 쭈욱~~~ 펼쳐져 있구만^^ 
 
 
빨랑 집으로 가고 싶다. 
 
더워도 너무 덥다. 
 
그리고 
 
막둥이 땜시 집에 남겨진 아내에게는 
 
이 아름다운 인생이 희미해질까봐. 
 
나 혼자만 선비타령하지 않게. 
 
일 끝나고 오후엔 아내랑 커피 한잔 하러 가야 쓰것다. 
 
아내에게도 아름다운 인생이 될 수 있도록.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