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선교소식

그냥 가버린 배 / 채종석선교사

Johnangel 2017. 3. 1. 22:48
"너무 허는구먼~" 
 
선착장에서 10미터 정도 떠났는데 
 
나를 태우고 가면 안되나? 
 
8년 고객인데 이 밤에 그냥 가버린 배가 밉네. 
 
 
토요일 밤이면 주일설교 때문에 애쓰는데 
 
이제는 토요일 전에 애쓰는 것으로 해야 쓰것다. 
 
4개월 전에 시멘트로 도로를 새로 만든다고 
 
오후부터 다음날 아침까지는 차가 섬에 갈수 없어 
 
어쩔수 없이 휴강했는데 
 
드디어 오늘 성경공부반이 다시 모였다. 
 
이렇게 오래 방학을 할줄 몰랐다. 
 
 
청년부터 70대 할머니까지 대상이 다양하다. 
 
그래서 성경공부는 쉽게 그리고 또 쉽게 진행된다. 
 
창세기 장별 내용을 통해 하나님을 알아가고 
 
장별로 어떤 내용이 있는지 기억하는 수업이다. 
 
그래서 색칠하면서 내용을 기억한다. 
 
어떤 분은 오른손이 없어서  
 
왼손으로 간신히 색칠을 하며  
 
성경을 기억하고 있다. 
 
 
창세기 9장에서 무지개가 나왔다. 
 
보남파초노주빨...빨주노초파남보. 
 
모두가 무지개를 본적이 있다고 하면서 
 
자신있게 색칠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밑에부터 빨강색인지 위에부터 빨강색인지! 
 
무식함이 용감함으로 나타났다. 
 
내가 왜 그랬을까? 
 
"밑부터 빨강색으로 그려야죠!" 
 
내가 자신있게 큰 소리로 외친 후에  
 
모두는 자신들이 틀렸다고 인정했다. 
 
그러더니 오보라 집사님께서 한 말씀하셨다. 
 
"캄보디아 무지개와 한국 무지개는 달라요." 
 
모두가 한바탕 웃었다. 
 
 
집에 돌아오면서 가슴이 두근두근. 
 
내일 주일이 이렇게 기다려진 날은 없었던것 같다. 
 
예배당 칠판에 붙여놓은 무지개 그림. 
 
내일 아침이면 모두가 알 것 같다. 
 
아니... 오늘 식구들에게  
 
무지개 색깔순서를 묻고  
 
목사님이 틀렸다고 내일 아침에 말해줄 것 같다. 
 
나는 빨리 가서 빨리 무지개 그림을 감추어야... 
 
 
어느새 배는 왔고 나는 메콩강 밤배 위에 있다. 
 
언제까지 이 밤배를 타고 메콩강을 건너며 
 
'토요일은 밤이 좋아'를  고백하며 집으로 갈까? 
 
성도들과 늦은 시각까지 
 
우리 주님을 알아가고 있으니 
 
토요일 집으로 돌아가는 밤은 너무 좋다.  
 
근데... 배고프다. 
 
 
아내가 집에 없으면 
 
이렇게 밤 늦은 시간까지 성도들과 만날 수도 없다. 
 
아내가 있는 집으로 가면 
 
내가 챙겨먹지 않는 밥이 있어서 좋구. 
 
아내가 돌아오니 선교가 좋아지는구나! 
 
아내야~ 네가 있어서 좋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