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은 설교와 본 설교
빌은 흐트러진 머리와 헐렁한 옷차림으로 유명한 대학생이었다.
그는 매일 똑같은 청바지에 구멍 난 티셔츠를 입고 늘 똑같은 샌들을 신고 다녔다.
그렇게 외모에 신경 쓰지 않았지만, 그는 아주 영리했고 전 과목에서 A 학점을 받을 정도로 똑똑했다.
어는 날 학교에서 열리는 집회에 참석했다가 마음이 뜨거워진 빌은 예수 그리스도를 영접했다.
교목은 빌에게 좋은 교회를 찾아가 예배를 드리라고 권면했다.
그가 다니는 학교에서 길을 한 번 건너면 작고 보수적인 교회가 하나 있었다.
그 교회에 모이는 사람들은 예배에 참석할 때 다들 옷을 잘 차려 있었다.
첫날 예배시간에 빌이 느직이 교회에 들어섰을 때, 그 교회 성도들이 어떤 생각을 했을지 충분히 상상할 수 있을 것이다.
작은 교회는 사람들로 꽉 차 있었다.
빌은 자리를 찾을 수가 없었다.
그는 늘 입는 구멍 난 티셔츠에 청바지, 샌들 차림으로 강대상을 향해 중앙통로를 걸어 내려갔다.
빌은 앞으로 걸음을 옮기면서 빈자리를 찾아 두리번거렸지만, 자리가 없었다.
결국, 빌은 맨 앞줄까지 와서도 빈자리를 찾지 못했다.
그러자 그는 강대상이 정면으로 보이는 바닥에 털썩 주저앉았다.
무례하게 행동할 생각은 전혀 없었다.
단지 더 나은 방법을 알지 못했을 뿐이다. 빌
은 대학 강의실에 빈자리가 없을 때와 똑같이 행동했다.
바로 그때 예배당 뒤쪽에 있던 집사가 일어나 빌에게 다가왔다.
그는 80대 노인으로 아주 기품 있는 신사였다.
은발에 안경을 쓰고 비싼 정장을 입은 노인은 지팡이를 짚고 천천히 통로를 따라 걸어왔다.
소란이 일자 설교자는 설교를 멈추고 집사가 앞으로 나올 때까지 기다렸다.
사람들은 모두 그가 이 이상한 젊은이에게 다른 자리를 찾아보라거나 예배당에서 나가달라고 말할 거로 생각했다.
규율이 잘 잡힌 80대 노인은 규율이 잡히지 않은 젊은 대학생의 행동거지를 이해하지 못할 거로 생각한 것이다.
그런데 모두의 예상을 깨고 그는 빌의 옆자리에 지팡이를 내려놓고 앉았다.
덕분에 빌은 바닥에 혼자 앉아 있지 않아도 되었다.
강대상 앞에 나란히 앉은 두 사람을 보고 온 교인이 손뼉을 쳤다. 목사가 말했다.
“오늘 제가 여러분에게 한 설교는 아마 한두 주일 동안 기억날지 모릅니다.
하지만 여러분이 본 이 설교는 남은 인생 동안 영원히 기억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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