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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자리가 아니면 잡초가 된다

Johnangel 2024. 6. 13. 22:55

제자리가 아니면 잡초가 된다

마음이 답답하면 파란 가을 하늘을 보십시오.
그리고 힘내십시오.

신문에 `토종 들풀 종자은행` 이야기가 실렸습니다.
고려대 강병화 교수가 17년간 혼자 전국을 돌아다니며 채집한 야생 들풀 일백과 4439종의 씨앗을 모아서 세웠다는 이야기입니다.

한 사람이 장한 뜻을 세워 아무도 돌아보지 않는 잡초들의 씨앗을 받으려고 청춘을 다 바쳤다는 것은 그것만으로도 고맙고 자랑스러운 일입니다.
하지만 나는 그보다 기사의 끝에 실린 그의 말이 가슴에 와 닿습니다.
"엄밀한 의미에서 잡초는 없습니다.
밀밭에 벼가 나면 잡초고, 보리밭에 밀이 나면 또한 잡초입니다.
상황에 따라 잡초가 되는 것이죠. 산삼도 원래 잡초였을 겁니다."

상황에 따라 잡초가 된다니 이 얼마나 의미심장한 말입니까?
사람도 마찬가지입니다.
제가 꼭 필요한 곳, 있어야 할 곳에 있으면 산삼보다 귀하지만 뻗어야 할 자리가 아닌데 다리 뻗고 뭉게면 잡초가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그가 17년간 산하를 누비며 들풀의 씨를 받는 동안, 마음속에 스쳐간 깨달음이 이것 하나뿐이겠습니까마는,
이 하나의 깨달음도 우리에게는 정신이 번쩍 들게 하는 참으로 달고 고마운 말입니다.

타고난 아름다운 자질을 제대로 펴지 못하고 잡초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보리밭에 난 밀처럼 자기 자리를 가리지 못해 뽑히어 버려지는 삶을 볼 때 안타까운 마음이 듭니다. 세상에 잡초는 없습니다. 다만 자리를 가리지 못해 잡초가 될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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