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선교소식

좀 쉬세요 / 채종석선교사

Johnangel 2017. 4. 4. 13:42
"좀 쉬세요!" 
 
이 말을 의사샘에게 듣는데 마음이 평안해지네. 
 
몇 일 동안 기침, 목아픔, 두통, 몸살, 피부에 반점... 
 
반점이 보이는 순간에 이상해서 인터넷으로 
 
증상들을 쳐봤는데 '뎅기열 증세'로 결론내림. 
 
그래서 병원에 가서 진찰을 하는데 
 
열이 없다는 것이다. 
 
그런데 나머지 증세는 뎅기열 증세라고 하면서 
 
피검사를 요청했다. 
 
그래서 했더니...  
 
"뎅기열은 아니네요."
"대신 좀 쉬세요."
"몸의 기능이 약간 떨어져 있으니 꼭 쉬세요." 
 
쉬라고 하는데 왜 이렇게 마음이 따뜻해지는지... 
 
나한테 좀 쉬라고 말하는 사람이 없었는데... 
 
 
근데... 쉬고 싶은 마음이 있는데 
 
그것은... 지금 닥친 문제를 회피하려는데서 나온... 
 
이거저거 다 귀찮은 내 마음? 
 
 
오늘 공동체 모임을 하는데 
 
한 녀석만 고개를 숙이고 나를 보지 못했다. 
 
주일 저녁에 지네 부모님과 내 속을 엎어놓고 
 
밤 11시에 들어온 '씨나까'라는 딸래미. 
 
고1여자 아이가 주일밤 11시까지 뭐했는지 
 
우리들 모두를 놀라게 했다. 
 
주일은 자기들 집에서 자든 공동체에서 자든 
 
통제를 하지 않지만  
 
들어오는 시간은 7시로 정해졌기에 녀석이 반칙을! 
 
 
토요일부터 몸이 좋지 않아서 해롱해롱했는데 
 
녀석이 내 속까지 해롱해롱하게 만들었다. 
 
이제 결단을 해야할 시기가 왔다. 
 
외모가 너무 예쁜 딸이라서  
 
그 외모에 맞게 멋을 내고  
 
남자들에게 눈길도 잘주고 해서 늘 걱정인 딸이다.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서 해야할 이야기를 던졌다. 
 
"이번주에 짐싸서 집으로 돌아가라!" 
 
나도 그렇지만 녀석의 부모님은 
 
얼마나 더 속상하고 걱정스러울지... 
 
 
녀석에게 이번 주말에 돌아가라고 했는데 
 
다시 잘못을 뉘우치고 
 
부모님께 용서를 구하고 
 
나에게도 용서를 구했으면 좋겠다. 
 
집으로 돌아가는 것이 내 마음이 아닌데... 
 
돌이켜 다시 믿음의 공동체의 일원으로 
 
주의 말씀과 사랑 안에서 잘 자랐으면 하는 마음이 
 
이 아비의 마음인데... 
 
진짜 떠나면 어떻게 하지?  ㅠ.ㅠ 
 
 
이런 아비에게 '좀 쉬세요.'라고 조언해 주신 
 
의사선생님의 말이 나를 꼭 안아주는 
 
주님의 음성처럼 들렸다. 
 
주님 안에서 쉬라고. 
 
"그럴려면 주님께서 녀석을 만져 주셔야 합니다. 지금... 제 몸이 아픈 것보다 더 큰 아픔은 녀석이 잘못을 뉘우치지 못하고 이 공동체를 떠나는 것입니다. 이 생각 때문에 몸이 아픈 것은 느끼기에 너무 약한 아픔입니다. 오늘 밤이라도 녀석을 만져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