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선교소식

"9시까지 교회로 와줘!" / 채종석선교사

Johnangel 2017. 6. 12. 23:47
"9시까지 교회로 와줘!" 
 
전화기 속에서 들리는 이 소리를 들으면  
 
어떤 느낌일까? 
 
신학교 방학을 맞아 섬에 들어와 있는 
 
쏘반늗 전도사는 담임 목사의 이 명령을 
 
어떤 마음으로 받아 순종할까? 
 
쉬고 싶은 전도사를 끌어내서 
 
땡볕에서 너무 고생시키는 것은 아닐까? 
 
 
전화가 끝나고 교회에서 다시 만났다. 
 
반바지와 슬리퍼를 갖추고 나타난 아들에게 
 
"아들아! 전도하러 가는데 복장이 거시기허다." 
 
다시 추리닝 바지와 슬리퍼를 입고 나타났다. 
 
이것도 너무 거시기헌데... 그냥 넘겼다. 
 
옷과 신발을 어디에 맞춰야  
 
이 나라에서는 올바른 것인지 아직도 모르것다. 
 
한국문화에서 나온 격식을 차림이 
 
왜 좋은 옷이 없고 좋은 신발이 없어서 
 
격식이 없는 이 나라에 적용되어야 하는지 
 
아직도 모르것다는 것이다. 
 
한국 것이 맞다고 하면 
 
선교사가 깡패같기도 해서 거기까지는 OK! 
 
 
전도지 30권을 주고 껑바이 오토바이를 탔다. 
 
내 차 안에 1,000권의 전도지가 있는 것을 보면 
 
놀라서 매일 나를 만나는 것이  
 
힘든 일이 될 것 같아서 970권은 숨겨 놓았다. 
 
전도사가 바퀴 세개 달린 오토바이를 운전하고 
 
나는 그 옆에 앉아서 전도하는 방법을 설명했다. 
 
세 발 오토바이를 타고 
 
섬 시작점에서 전도지를 나누면서 
 
이웃들의 집으로 들어가 사람들을 만나기 시작했다. 
 
부끄러운지...  
 
전도지만 전해주고 나오는 전도사에게 
 
'예수님을 믿으세요.'라는 말을 꼭!꼭!꼭! 
 
 
벌써 100장의 전도지가 100가정에게 들어갔다. 
 
이틀 동안 전도사는 뭘 생각했을까? 
 
캄보디아 목사와 신학생들은 잘 가르친다. 
 
쏘반늗 전도사에게 모임을 인도하라고 하면 
 
뭔가 가르치려는 열정이 눈에 띄게 보인다. 
 
그런데 이 열정은 진리를 가르치기 위한 열정이다. 
 
캄보디아에서 현지 목회자와 신학생은 
 
진리를 가르치기 위한 이 일을 아주 잘한다. 
 
그런데 누가 사람들을 모아줘야 한다. 
 
사람이 교회를 다 떠날 때까지 열심히 가르친다. 
 
그리고 하는 말은...  
 
"사람들이 안와요!" 
 
"교회가 안세워져요!" 
 
 
목회자와 신학생들 속에 흐르는 
 
그릇된 문화와 신학이 있는 것 같다. 
 
목회자는 성도가 다 떠날 때까지 가르치는 
 
임무를 철저히 지켜야 한다는 행동들이 보인다. 
 
성도는 성령님께서 교회로 이끄실 때만 
 
교회로 들어오기에  
 
교회 밖에 있는 성도들은  
 
'목사가 신경쓸 일이 아니다'라고 생각한다. 
 
심방과 영혼 사랑은 진리를 선포하는 일보다

중요한 일이 되지 못한다. 
 
진리는 알되 사랑은 모르는 이상한 이들. 
 
에베소서 4장 15절
"오직 사랑 안에서 진리를 말하며(Speaking the truth in love) 범사에 그에게까지 자랄지(찌)라 그는 머리니 곧 그리스도라" 
 
말만 하고 싶고 사랑하고 싶지는 않다. 
 
누가 성도를 교회로 넣어주면 
 
이들은 진리를 가르치기만 하면 된다는 것이다. 
 
그런데 성경은 ... 
 
성도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그들에게 진리를 말하라고 가르치신다. 
 
 
신학교에서 들어가면 진리가 맛있어 
 
진리를 즐겨먹고 진리를 소개하고 싶어진다. 
 
우리 전도사에게 보이는 당연한 특징이다. 
 
그래서 토요일마다 성도집을 심방한다. 
 
전도사는 소극적이다. 
 
오는 성도들에게 성경을 가르치는 일외에 
 
결석한 성도들을 찾아보고 
 
아파하는 성도들의 손을 잡고 기도하는 모습을 
 
지켜보고만 있다. 
 
그리고 스스로 들어온 아이들만 붙들고 
 
뭔가 가르쳐 보려고 한다. 
 
'심방과 영혼사랑'이라는 모습은  
 
아직 낯설게만 보이나보다. 
 
그래서 전도사를 자꾸 귀찮게 한다. 
 
학기중에는 토요일마다 성도들 심방을 보이고 
 
방학중에는 집집마다 찾아다니며 
 
복음을 담대히 전하고  
 
성도집을 차례로 심방하는 모습을 보인다. 
 
보이고 또 보인다. 
 
본 만큼 따라서 하는 민족이라고  
 
누가 말하고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공산권 사람들은 스스로 뭔가를 못한다고 그런다. 
 
시키는 것만 해야 탈이 없기에 그런다고 그런다. 
 
그래서 따라 하라고 
 
자꾸 보이고 또 보이는 것일지도... 
 
 
한국은 기독교가 들어온지 오래 되었다. 
 
교회가 세워져서 지금까지. 
 
지금 쯤이면 교회에서 오랜 시간 동안 
 
신앙생활을 했다면 
 
교회 안에서 목사와 신학생들이 무엇을 하는지 
 
가르쳐 주지 않아도 다 알고 있다. 
 
그 중에 진리를 선포하고 
 
성도를 심방하는 일은 더 눈에 들어와 있다. 
 
그러나 캄보디아는 아직 이런 단계까지는 아니다. 
 
진리를 선포하는 사람만 봤을지도 모른다. 
 
일주일 중에 5-6일은 신학교에 있으니 
 
담당 목사님이 심방을 하고 전도하는 것을 못보고 
 
신학교를 졸업하는 것 같기도 하다. 
 
그래서 내가 쏘반늗 전도사를 위해 해야 할 일은 
 
자꾸 전화해서 ...자꾸 귀찮게 해서 
 
전도하고 심방하는 일이다. 
 
나의 영적인 아들인 쏘반늗이 
 
'사진목회'를(사랑과 진리가 있는 목회) 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크기 때문이다. 
 
 
오늘 기분이 정말 좋다. 
 
공동체 아이들과 식사를 하고 모임을 시작했다. 
 
옆에 있는 사람에 대한 칭찬하는 말을 준비해서 
 
모두에게 나누는 시간을 먼저 갖었다. 
 
모두가 다 나누고  
 
마지막으로 내 옆에 있는 아내가 나를 칭찬했다. 
 
"목사님은 결혼 전이나 후나... 20년 동안 한결 같아! 어디서나 만난 모든 성도들을 아주 많이 사랑하시거든." 
 
아내가 그동안 나에게 해준 그 어떤 말보다 
 
이 말이 제일 나에게 힘을 준다. 
 
그리고 앞으로 내가 어떻게 살아가며 
 
어떻게 선교해야 하는지 
 
성령께서 주신 메세지임에 틀림없다. 
 
 
아내가 한 말이 또 생각난다. 
 
"당신에게 목사라는 일이 가장 잘 어울려!" 
 
혼자 내 자랑하는 등신같지만 
 
내가 바르게 걷는 목사가 되라는 
 
성령님께서 보내 주시는 격려의 카톡같다.^^ 
 
그리고... 
 
내 아들 쏘반늗 전도사에게  
 
그렇게 보였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