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선교소식

축구 신동 / 채종석선교사

Johnangel 2017. 7. 10. 18:56
'2015년 4월 11일' 
 
이 날에 축구 신동인 
 
한 꼬맹이 녀석을 만난 이야기와  
 
그 꼬맹이 사진을 선교일기장에 간직해 두었습니다. 
 
그런데 ... 
 
어느 날부터 이 꼬맹이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주일 오후에 시간을 내서  
 
주일예배 때 보이지 않았던 성도의 집을 
 
잠시 다녀왔습니다. 
 
심방을 끝내고  
 
절 안쪽으로 있는 길을 따라 나오는데 
 
꼬맹이들이 머리카락과 눈섭을 밀어버린 모습으로 
 
여기저기 모여  
 
주일 오후 시간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모두가 동일한 주황색 승복을 입고  
 
지나가던 저를 보고 있었습니다. 
 
저를 보는 꼬맹이들 중에 눈에 들어오는 
 
한 동자승이 있었습니다. 
 
작년까지만 해도  
 
주일에 교회에서 우리와 함께  
 
예배했던 개척초기 맴버라서 눈에 띄었습니다. 
 
손을 들어주는 모습을 보고 마음이 아팠습니다. 
 
몇 개월 전에  
 
녀석의 부모님이 가르칠 능력과  
 
먹여줄 능력이 없다고 
 
이 아이를 절에 넣었습니다. 
 
절에서 숙식과 공부를 다 책임져 주기에 
 
부모들이 마지막까지 버티다가 취하는 
 
이 나라에서 보여지는 행동들입니다. 
 
 
승복을 입고 다니는 녀석을 길거리에서 만날 때마다 
 
"예수님을 믿어야 돼!"라고 조심스럽게 말합니다. 
 
이 말을 듣고 더 난감한 표정을 짓고 
 
갈 길을 떠나는 녀석의 눈빛을 잊을 수 있었습니다. 
 
"목사님! 저도 알지만 부모님의 명령이라서요." 
 
 
오늘도 이 녀석과 서로 눈빛과 손짓으로 
 
반가운 인사를 나누고 또 헤어졌습니다. 
 
차를 타고 절의 정문을 나서는데  
 
또 한 무리의 동자승들을 스쳐 지나갔습니다. 
 
그런데 그 무리 속에서  
 
한 꼬맹이가 익숙한 눈빛으로 저를 보았습니다. 
 
정문까지 20미터가 남았는데 
 
그 짧은 시간에 제 뇌가 정보를 찾고 있었습니다. 
 
"혹시... 내가 찾던 그 축구신동 아이..." 
 
차를 멈추고 천천히 후진을 하며 
 
거울 속에 보이는  
 
그 익숙한 눈빛의 아이에게 집중했습니다. 
 
어느 아이들보다도 먼저 그 아이가  
 
저에게 눈빛을 주면서 살짝 웃어주었습니다. 
 
머리카락과 눈섭이 다 밀려서 
 
예전의 모습과는 다르지만  
 
저를 보고 웃던 예전의 그 눈빛은 동일했습니다. 
 
결국 이 녀석도 이런 곳에서 이런 모습으로 
 
만나게 되었다니... 
 
부모들이 이 아이의 삶을 감당할 경제력이 없어서 
 
이런 짓을 했다는 사실보다 
 
제가 이 아이가 이렇게 될 때까지 
 
큰 도움을 주지 못한 사실에 더 화가 나고 
 
녀석에게 미안한 마음만 들었습니다. 
 
헤어지면서 제가 이 아이에게 해줄 말은 
 
정해져 있었습니다. 
 
"예수님을 믿어야 한단다." 
 
 
2015년 4월에 이 녀석을 만나고 적은 
 
선교일기장에는 이런 내용이 있었습니다. 
 
"부모들의 부족한 경제력 때문에 아이들이 학교를 떠나고 있습니다. 우리가 아이들이 일터에서 학교로 다시 돌아가도록 장학금을 만들어야 합니다. 이 일에 함께 동참해 주실 분들을 만나고 싶습니다." 
 
그후... 
 
동창해 주시는 분들이 없다는 핑계로 
 
제 기도와 도움들은 자연스럽게 사라지고  
 
이 마음도 깨끗하게 지워졌습니다. 
 
이런 아이들이 이 두 아이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교회 대부분의 아이들에게 있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모두를 책임져 줄 수 있는 
 
도움의 여건도 우리 교회에 있지 않습니다. 
 
마음 같아선 다 불러 함께 살고 싶지만... 
 
 
한편으로 소망도 있습니다. 
 
'복음에는 능력이 있다'는 소망의 말씀입니다. 
 
절에 있더라도 성령님께서 복음을 듣고 자란 
 
이 아이들에게 언젠가는 말씀하실 것입니다. 
 
이들이 주님의 구원계획에 있는 아이들이라고 
 
소망해보며 이들을 위해 기도하기 시작했습니다. 
 
잠긴 옥문도 여시는 성령님께서 
 
이들을 가둔 절의 문을 열어 주실 것입니다. 
 
그리고 밖으로 뛰쳐 나와서  
 
친구들과 함께 주님께 예배하고 
 
친구들과 함께 축구하는 자리로 부르실 것입니다. 
 
그리고 저에게 다시 교회 안에서 자라고 있는 
 
우리 아이들에게 다시 눈을 돌리게 하십니다. 
 
예전에 기도했고 동참자를 모집하며 준비했던 
 
그 일을 다시 시작하라고 말씀하십니다. 
 
 
어린이들을 일터에서 학교로! 
 
어린이들을 절터에서 교회로! 
 
 
그래서 
 
이 일을 위해 함께 뛸 동역자님들을 구합니다. 
 
그리고 
 
두 녀석들의 부모님들을  
 
조심스럽게 만나보려 합니다. 
 
잃어버린 두 아들을 찾고 싶습니다. 
 
"이 아이가 예수님께 예배하도록 절에서 빼주십시요. 우리 함께 아이를 돌봐 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