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선교소식

아이들 / 체종석선교사

Johnangel 2020. 9. 14. 18:20

아이들 / 체종석선교사

 

한 지붕 아래서
국적이 다른 선교사와 함께 살았던
그 아이들의 이야기가
11권의 책 속에 알알이 들어 있다.

열 두 번째 책을 만들 이야기가 모아졌다.
그런데 열 세 번째 책을 만들기가 두렵다.
그냥 열 두 번째 이야기에서 끝내고 싶다.
한 권의 책이 만들어지기 위해
나와 아내는 얼마나 울어야 하는지
알기 때문이다.

그런데 요즘 내가 미쳤나보다.
"다시 아이들을 낳아 볼까?"
사실, 이제는 다른 선교사역을 하고 싶다.
그런데 왜 다른 폼나는 사역은
맞지 않는 사역같은지 모르겠다.
다시 한 지붕 아래서 복음으로
현지 아이들을 낳아 키워보면서
웃고 울고 싶은 마음이 왜 드는지...
내가 미쳤나보다.

내가 육으로 낳은 자식도
크고 나면 내 곁을 떠나는데
아니, 꼭 떠나 보내야 하는데...
내가 영으로 낳은 자식들은
내 곁을 떠나면 안되는 것 같고
내 선교사역이 실패하는 것 같고
후원자들이 봤을 때
남은 제자가 없다고
실패한 선교사 같이 보일 것 같아서
떠나 보내면 안될 것 같지만
그들을 주님과 함께
삶의 현장으로 떠나 보냈다.

녀석들을 품고
눈물을 수없이 쏟고 나면
꼭 떠나 보낼 시간이 다가온다.
하나님께서 그들을
삶의 현장의 빛과 소금으로 파송하신다.
낳아 놓고 키워 놓았는데
떠날 때의 마음은
키울 때 속상하게 한 것보다 더 아파진다.
그래서 다시는 ...
공동체 사역을 하고 싶지 않았다.
그 아픔이 얼마나 크고
그 아픔을 잊는데
얼마나 오랜 시간이 걸리는지
알고 있기 때문이다.

내가 미쳤나보다.
이제 나이도 50을 향해서 달려가는데
예전에 복음으로 아이들을 낳고
한 지붕 아래서
복음으로 아이들을 키웠던...
그때, 공동체에서 흘린 눈물보다는
그때, 공동체에서 웃던 웃음이
더 그리워진다.
내가 제일 잘하는 것이
복음으로 아이들을 낳고 키우는 것인가?
내가 제일 좋아하는 것이
복음으로 아이들을 낳고 키우는 것인가?
아니, 주님께서 나에게 원하시는 것인가?

"요즘은 민하가 안 크고 저렇게 예쁜 모습으로 그대로 있었으면 좋겠어. 아이들 크는 것이 너무 아까워. 그리고 곧 떠날 것 같구."

요즘 아내의 마음이 살짝 이해가 된다.
이 뜨거운 캄보디아에서
언어공부도 힘들어 하면서...
자기 몸이 약해지는 것을 알면서도...
땀을 흘리며 모유수유를 하며...
머스마 둘을 힘들게 키웠는데
어느 땐가 셋 째를 갖고 싶다던 그녀.
날마다 땀으로 범벅된 자기 몸보다
아들둘을 더 귀하게 키우던 아내가
또 그 힘든 과정을 잊고
다시 셋 째를 낳고
그 아이가 천천히 자라기를 바라는 마음이
이해가 되지 않았는데...
사실, 나의 마음은
아이들이 빨리 컸으면 했는데....

요즘, 내가 미쳤나보다.
다시 애를 낳고 기르고 싶다니...
11권의 책 속에
캄보디아 자식들을 키워온 과정인
영적 육아일기가
아내와 나의 눈물이 잉크가 되어
기록되어 있다.
이제는
조금 더 멋있는 사역을 하고 싶은데...
아내와 내 품에 안겨 우리에게 웃음을 주고
아내와 내 품에 안겨 우리에게 눈물을 주던
그 자식들의 사랑스런 느낌이 그리워진다.

주님께서 우리 부부에게
예전보다 더 멋있는 사랑을 하라고
하시는 것인가?
미치지 않으면 안되는 일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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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이후에 ...
지금은 모임도 안되니...
아내와 상의하고 낳아야 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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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훌터보고 간 분들은..
"채선교사가 넷 째 아이를 갖는댜~"라고
소문을 낼지도 모르겠다.

지난 번에 캄보디아에 들어온 것을
로마에 들어왔다고 글을 썼더니...
"코로나19사태인데 채선교사가 로마에 갔댜~"라는 소문도 났던 일도 있어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