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선교소식

삶이란? / 채종석선교사

Johnangel 2020. 9. 18. 12:29

삶이란? / 채종석선교사

 

 

삶이란 이런건가?

카메라 받침대를 사용한지

13년 정도 되나보다.

캄보디아에 오기 전에 샀으니...

지금까지 버려지지 않고

이사갈 때마다 용케 따라다니는 것을

딸래미 동영상 찍는다고

13년만에 열었다.

조임새를 푸는 순간

두 조각으로 깨져버렸다.

삶이란 이런건가?

강력본드를 사다가 다시 접합하려고

한쪽에 놔둔지 일주일이 지났다.

귀찮아서 그런게 아니라

강력본드를 산다고 나갔다가

다른 일만 보고 와서 그런다.

삶이란 이런건가?

드디어 오늘 강력...초강력 본드를 사왔다.

참 기쁜 마음에 부숴진 조각들을 모아서

강력본드로 다시 회복시키려 했다.

노안이 있어서 접합 부위가 안보였다.

그래서 돋보기 안경을 쓰려고 폈는데

안경태 한 쪽이 본드맛을 보고 싶었는지

톡 부러졌다.

삶이란 이런건가?

때마침 잘 부러졌다고 생각해서

본드를 잡고 강력하게 붙이려는데

안경태 접합 부위가 안보였다.

삶이란 이런건가?

대충이라도 붙여보려고

본드를 먹였더니...그것도 많이.

강력본드보다 더 강력한

2불짜리 자존심 돋보기였다.

절대로 붙지 않아서 양손으로 붙들고

한참을 마네킹처럼 멈춰 있었다.

다시 쓰면 또 부러질 것 같아서

그냥 옆에 살짝 모셔 놓았다.

삶이란 이런건가?

살아있는 시력으로 초점을 맞추고

조각들을 모아서 본드를 먹였다.

잘 붙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

돋보기 안경을 조심스럽게 쓰는 순간

안경태가 톡 떨어지는 것이었다.

삶이란 이런건가?

그래서 한 쪽 안경태가 없이

빨리 돋보기를 썼다.

조각들이 굳어 버릴까봐.

돋보기로 초점을 맞추어

본드를 먹인 조각들을 자세히 봤는데

이게 워쩐 일이당가...ㅠ.ㅠ

깔끔하게 붙지 않아서 큰 실수를....

그래서 바로 분리하려고 했는데

순간에 강력하게 접합이 되었다.

왜 이것은 순간 강력 접착했을까?

삶이란 이런건가?

대충이라도 써보려고

본체에 부착을 하는 순간에

큰 실수를 했다는 것을 알아냈다.

보이지 않아서 그랬다.

조임새의 강약에 따라

틈이 벌어지고 좁혀지는 부분까지

본드를 먹여 버렸다.

조임새의 역할이 없어졌다.

주딩이에 본드칠을 해서

입술을 붙여놔 버렸다.

삶이란 이런건가?

오늘, 삶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