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선교소식

잠시 멈추는 시간 / 채종석선교사

Johnangel 2020. 11. 4. 23:16

잠시 멈추는 시간 / 채종석선교사

 

주님!
오늘 비가 안내렸으면 했는데
변함없이 비가 많이 내리네요.
앞이 보이지 않아서
잠시 차를 멈추고 주님을 만납니다.

주님!
지금까지 힘든 일이 없었으면 했는데
변함없이 힘든 일은 있었네요.
그때마다
앞이 보이지 않아서
잠시 일을 멈추고 주님을 만났습니다.

주님!
삶을 많이 살아오지는 않았지만
제 삶의 노트에 낙서를 해놓았습니다.

"지금이 아니더라도..."
"때가 되면 주님께서 하실거야!"

이렇게 적어 놓고 살아오다 보면
이 낙서가 제 삶의 잠언이 되기도 합니다.

주님!
오늘 마리어를 만났습니다.
예전에 누가 이름을 지었는지는 모르지만
성경에 나오는 마리아라는 이름입니다.
아무래도 그의 이모가 그녀의 이름을
그녀의 엄마에게 지어 준 것 같습니다.
그녀의 이모부가 목사라고 들었습니다.
자세히 보면 마리어의 엄마도
언제 주님과 만난 흔적이 있는 것 같았습니다.

주님!
오늘 마리어 엄마가 다시 예배하러 왔습니다.
몇 년 전부터 주일에 가끔 예배하러 나왔다가
언제부턴가 교회로 오는 발걸음이 멈췄습니다.
시어머니가 돌아가시면 온다고만 했습니다.
몇 년 동안 절대로 반응을 하지 않더니
다시 예배를 시작하면서
누가 오라고 하지 않았는데 왔습니다.
시어머니가 돌아가셨나요?

주님!
지난 주에 그녀의 남편을 만났는데
중풍이 와서 마음이 너무 좋지 않았습니다.
혹시,
시어머니가 돌아가셔서
주님께로 돌아온 것이 아니라
남편에게 찾아온 문제 때문에 온 것인가요?
그녀를 보고 확신하는 것은
누가 그녀에게 복음을 전했던지
중간에 주님을 포기했을지라도
주님은 그녀를 포기하지 않으신다는 것입니다.

주님!
한국에 가기 전에
애같던 마리어가 새생명을 지키고 있었습니다.
제가 섬에 들어오지 못했던 그 시간에
주님께서 마리어에게 주신 새생명입니다.
아직은 아이 때문에
주님께 예배하는 장소에 나오지 못하지만
곧 아이를 안고 들어오는 마리어와
남편을 휘체어에 끌고 들어오는 그의 엄마를
주님께 예배하는 장소에서 만날 것을
기대하면서 더 그들을 품어 봅니다.

주님!
이렇게 비가 오는 날에도
주님은 저를 통해서
하시는 일이 있음을 알게 됩니다.
이렇게 돌아다니면서
비가 저를 막아 저는 멈춰 있지만
주님께서는 멈추지 않으십니다.
지금도 그들을 만나시면서
언젠가 주님 앞에 올 날을
준비하고 계심을 고백합니다.

주님!
마리어를 만난 후에
쏘팥을 만났습니다.
엄마의 신앙대로 살아가면 좋았을텐데.
주일에 오토바이를 타고
친구들과 늘 방탕한 삶을 살았던 녀석입니다.
결국은 오토바이 사고로
신체의 반쪽을 사용하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녀석은
늘 그의 부모님과 저의 아픔이었습니다.


주님!
거동을 못하는 녀석에게
몇 개월 동안 하나님의 복음을 전했던
장면이 오늘은 더 선명하게 생각납니다.
움직이지 못하는 몇 개월 동안
찾아오는 사람도 없는 녀석에게
성경이야기를 전하면서 기도했던
그때가 우리 모두에게 너무 좋았습니다.

주님!
녀석이 그 불편한 몸을 이끌고
주일마다 예배를 참석하면서
너무 예쁜 웃음으로 저를 바라볼 때마다
안스럽지만 너무 귀해 보입니다.
그래도 녀석이 불편한 몸을 이끌고
예배의 장소까지 걸어오는 모습이
얼마나 귀한지 말로 표현할 수 없습니다.
녀석을 보고 확신하는 것은
복음을 받은 자는
중간에 주님을 포기했을지라도
주님은 포기하지 않으신다는 것입니다.

주님!
오늘은 일터에 있는 녀석을 봤습니다.
이제 녀석에게 알맞는 일이 생겼습니다.
집 앞에 아주 작은 오두막집 속에서
뭔가를 만지작거리는 것을 봤습니다.
동네 꼬마들이 녀석의 손님이었습니다.
작은 공간에서 적은 소득을 얻지만
녀석이 큰 소망을 찾은 얼굴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도 주위에 있는 꼬마들을 불러서
처음으로 쏘팓의 물건을 팔아줬습니다.

"예배시간에는 물건을 팔지 않습니다."

주님!
오늘 작은 오두막집에
'주일은 쉽니다'라는 글귀는 없지만
녀석의 신앙고백을 그곳에 걸어놓고
주님께 예배하러 온 귀한 녀석입니다.

주님!
이렇게 비가 오는 날에도
주님은 저를 통해서
하시는 일이 있음을 알게 됩니다.
이렇게 돌아다니면서
비가 저를 막아 저는 멈춰 있지만
주님께서는 멈추지 않으십니다.
지금도 그들을 만나시면서
언젠가 주님 앞에 올 날을
준비하고 계심을 고백합니다.

주님!
지금까지 힘든 일이 없었으면 했는데
변함없이 힘든 일은 있었습니다.
그때마다
앞이 보이지 않아서
잠시 일을 멈추고 주님을 만났습니다.
때가되면
주님은 이렇게 아름답고 귀한
장면들을 저에게 보여 주시니
너무 행복합니다.

주님!
가끔 만나는 어려움 때문에
잠시 멈추는 시간들은
이렇게 주님을 만나면서
주님을 생각하는 시간들로
특별하게 사용하게 하시니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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