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25점과.. 바둑이.. 영이"
"영어 25점과.. 바둑이.. 영이" 어느 해 늦은 가을, 난 주중엔 대학원 공부로 주말엔 아르바이트로 바쁘고 힘든 날을 보내고 있었다.그날도 밤늦게 아르바이트를 끝내고 버스를 두 번이나 갈아탄 뒤 전철에 올랐을 때였다.학원이 밀집해 있는 신설동역에서 두 사람이 올라타 내 양옆에 앉았다. 나는 눈을 감고 있었다.하지만 잠시 뒤 양옆에서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신경을 곤두서게 만들었다.왼쪽에 앉은 여학생을 슬쩍 보니 뭔가를 손에 들고 남이 볼까 조심하여 한참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뭘까 하는 호기심에 잠도 잊고 몸을 뒤로 젖혀 살짝 훔쳐 보니, ‘영어 25점, 수학 20점, 국어 60점, 과학 55점…’, 성적표였다.점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