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선교소식

먹구름 / 채종석선교사

Johnangel 2016. 8. 2. 00:36
먹구름이 갑자기 교회 위를 덮었다. 
 
성도들과의 모임 전에 먹구름이 끼면 걱정된다. 
 
비오면 길이 미끌미끌...  
 
하나의 우비를 걸치고 온 과부와 과부의 두 딸
+
남들이 정신이 이상하다고 말하는
늘 두통을 호소하는 노처녀
+
집사님 
 
이들이 교회 안으로 들어온 것으로 기뻐해야 하는데 
 
문 밖을 자꾸 쳐다봐 진다. 
 
더 오지나 않을까해서. 
 
이런 폭우 속을 뚤고 많은 인원이 들어와야 
 
뭔가 이야기를 쓸 수 있는데 
 
이렇게 적은 사람이 와있다. 
 
남들에게 내놓기 힘든 이야기로  
 
사라질뻔한 사람들이다. 
 
성경공부 모임을 마치고 교회문을 닫는데 
 
십자가의 네온이 나에게 빛을 쏟아부었다. 
 
성실한 선교사가 아니고  
 
착한 선교사가 아니라고  
 
빛으로 내 미운 모습을 드러내 놓았다. 
 
 
요즘은 선교일기 쓰기가 귀찮아졌다. 
 
대단한 사역도 아닌 것 같고 
 
새로운 프로그램도 없고 
 
그렇다고 뭐 척척 맞아 떨어지는 것도 없어서. 
 
내 안에서 싸움이 매일같이 있다. 
 
나는...
뭔가 더 만들어 보려고 하고 
 
성령님과 성도들은...
이미 만들어서 모여진 교회를 가꾸라하고. 
 
나는...
후원자들에게 뭔가 보여줘야한다는 마음이 있고 
 
성령님과 성도들은...
자기들에게 뭔가 보여달라고 하고. 
 
 
사실...까놓고 이야기해서...나는 발견했다. 
 
선교지에 오래 있으면 있을수록 후원자들이 줄어든다. 
 
선교지에 오래 있으면 있을수록 사역이 줄어든다. 
 
해볼 것들을 이미 다 해봤다. 
 
안된 것들은 소리없이 지워버린다. 
 
사역이 줄어들면 후원자들에게 보고할 것이 줄어든다. 
 
왜냐하면 시간이 지나면 
 
사랑하는 일만 남게 되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날아다니면서  
 
이것저것 많이 보여주었는데 
 
이들 곁에서 함께 있어주라는  
 
성령님의 싸인이 이제는 더 커졌다. 
 
 
시간이 지날수록 자기 자신과 싸운다. 
 
모아놓은 성도들에게 전심으로 사랑을 쏟아낼까? 
 
아니면 새로운 성도들을 모으는 행사를 쏟아낼까? 
 
 
난... 
 
이 정도 모아졌으면 이들에게 이제 집중할 때. 
 
그리고 이들이 이제 내대신 뛰게 만들어야할 때. 
 
그런데 이들은 나보다 프로가 못되어 답답하다. 
 
이들이 뛰기를 기대하는데 기고 있다. 
 
이들에게 맡겨 놓으면 
 
또 보고할 것들이 없어서 떨고 있는 내가 보인다. 
 
그러다 또 이들을 한쪽으로 치워놓고 
 
난 잘난 프로 선교사가 되려한다. 
 
 
난... 정답을 알고 있다. 
 
그런데 그 정답을 쓰기가 이렇게 힘들다. 
 
이제 이들을 붙들고 말씀으로 몸부림칠 때이다. 
 
이제 이들을 세워놓고 박수쳐 줄 때이다. 
 
이제 이들을 사랑으로 품고 다듦을 때이다. 
 
이런 일들은 후원자들에게 보고할 수 없다. 
 
이런 일들은 후원자들이 알아주지 않는다. 
 
뭔가 생겨나는 사역들을 보고 평가하지 
 
이들을 품고 사랑하고 있는 것은 평가할 수 없다. 
 
안보이니까.  
 
내가 이들을 사랑하고 있는 일을 
 
어떻게  보여줄 수 있을지...ㅋㅋ 
 
그래도 정답이기에  
 
이제 정답을 정확히 써서 성령님께 제출할 때이다. 
 
 
밤 9시에 막배를 타고 메콩강을 건너는 일은 
 
이 세상 많은 사람에게 경험될 일은 아닌 것 같다. 
 
그리고 메콩강 위에서 일기를 쓰고 있다는 것도. 
 
더 특별한 일은... 이 밤... 이 메콩강 위에서... 
 
성령님께서 숨겨져 있던  
 
내 현재의 마음 상태를 보여 주고 회개케 하신 것이다. 
 
고마우신 분이시다. 
 
날 날마다 고쳐주셔서ㅋㅋ 
 
 
자연스럽게 성령님께서 이끄시는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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