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선교소식

구명조끼 / 채종석선교사

Johnangel 2020. 11. 4. 23:21

구명조끼 / 채종석선교사

 

일단,
구명조끼를 꺼내서 씻으면
1년이 되었다는 싸인이다.

한국에서는 12월이 되면
'1년이 지났구나'라고 생각했었다.

캄보디아에서는 구명조끼를 씻으면
'1년이 되었구나'라고 생각한다.
강물의 수위가 높아질 때,
생명의 위협을 느끼면
그때가 바로 1년이 된 것이다.

오늘, 주일예배를 위해서
배를 타고 섬에 들어갈 때
이런 넋두리를 했다.

'저 물살에 배가 넘어지면... 저 물살 속에서 수영이 가능할까? 배가 넘어지더라도 강둑 근처에서 넘어지면 수영을 시도라도 해볼 수 있을텐데..."

결국,
집에 와서 행동에 옮겼다.
배를 타고 넘어오면서
나를 위협했던 강물을 생각하며
구명조끼를 꺼내 깨끗하게 빨았다.

2011년 9월,
까먹지도 않는다.
홍수가 났을 때
통통배에서 바가지로 물을 퍼가면서
아내와 메콩강을 넘어 다녔을 때도
이런 겁을 먹지 않았는데....
그땐, 구명조끼도
쉽게 구할 수 없었는데...
그땐, 주님만 보이더만
지금은 강물이 더 선명하게 보이네.
나이를 먹었는지...
겁을 먹었는지...

암튼, 한 살 더 먹었다.
그리고 섬 생활 1년 더 추가되었다.
지금보다 메콩강 수위는
더 추가되면 안될텐데...
"이 때도 곧 지나가리..."

갑자기...
2011년 9월 그날이 생각난다.
추억이 돋을 때는
그때 쓴 일기장을 꼭 읽어본다.
이런 글귀가 보인다.

"가끔 리더는 과감한 행동을 취해야할 때도 있는 것 같다. 선교사의 가자는 말에 바지를 말아 올렸다. .... 하나님께 예배하려는 우리 모두의 몸부림을 만들어 내신 하나님의 인도하심.... 환경의 어려움을 통해 예배를 못하게 마음을 흔들어 놓은 사단의 유혹을 이긴 것이다. 오늘은 귀한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