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보이지 않아도... 제 2차 세계대전 중 독일의 런던 대 공습 기간에 있었던 일입니다. 한 아버지가 어린 딸의 손을 잡고 폭탄 맞은 건물에서 달려 나왔습니다. 마당 앞에는 며칠 전 투하된 포탄 때문에 커다란 구덩이가 생겨 있었습니다. 가능한 한 빨리 은신처를 구해야 한다는 생각에 아버지는 그 구덩이 속으로 뛰어들어가서 손을 들고 딸에게 들어오라는 신호를 보냈습니다. 주위의 폭발에 겁을 먹은 데다 어두운 구덩이 속으로 들어간 아버지가 보이지 않자, 소녀는 “아빠, 아빠가 안 보여!” 하고 부르짖습니다. 하늘은 백색 예광탄 불빛으로 환했고 불타는 건물 때문에 사방이 온통 붉게 물들어 있었습니다. 고개를 든 아버지는 구덩이 바로 앞에 선 딸의 윤곽을 향해 이렇게 외쳤습니다. “하지만 아빠는 네가 보여. ..